된장은 한국 전통 발효식품의 중심으로, 오랜 세월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건강 음식입니다. 그중에서도 집에서 직접 담근 된장은 깊은 맛과 향, 그리고 풍부한 영양소를 자랑합니다. 시판 된장과는 비교할 수 없는 자연 발효의 진정한 풍미를 느낄 수 있으며, 특히 장 건강에 유익한 미생물이 살아 있는 살아 있는 장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집된장을 만드는 전통 방식을 A부터 Z까지 상세히 정리해 드립니다.
집된장 메주 만들기
집된장 담그기의 핵심은 메주 만들기입니다. 메주를 제대로 만드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메주는 찹쌀이 아닌 일반 국산 콩을 삶아 반죽한 뒤, 네모난 형태로 빚어 발효시키는 과정을 말합니다. 콩은 하룻밤 충분히 불린 후 삶아야 하며, 손으로 눌렀을 때 쉽게 부서질 정도의 익힘이 되어야 합니다. 삶은 콩은 식힌 후 고운 절구나 믹서 없이 손으로 으깨며 반죽합니다. 이후 크고 납작한 벽돌 모양으로 빚어 3~4일 정도 그늘에서 말리고, 완전히 마른 메주는 볏짚을 이용해 엮어 햇볕이 잘 드는 곳에서 40일가량 말리면서 자연 발효시킵니다. 이 과정에서 메주 곰팡이와 박테리아가 생성되어 된장의 깊은 맛을 결정짓는 미생물 환경이 형성됩니다. 어렸을 때 할머니집에서 살았던 적이 있는데 이런 전통적인 방식으로 메주를 만드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전통적으로는 짚 안에 존재하는 고초균, 바실러스균 등이 메주의 주된 발효균이며, 이 균들이 단백질을 분해해 맛과 영양을 만들어냅니다. 메주가 완전히 건조되고 발효가 되면, 소금물에 담그는 된장 담그기 단계로 넘어갑니다.
장 담그기
정월 대보름 전후로 날이 맑고 공기가 깨끗할 때 장을 담그는 것이 전통입니다. 이때는 온도가 낮고 공기 중 유해균이 적어 발효에 최적의 조건이 되기 때문입니다. 장독을 깨끗하게 씻어 햇볕에 말린 후, 소금물과 메주를 준비합니다. 된장을 위한 소금물은 굵은 천일염을 사용하여 바닷물 농도인 약 16~18% 농도로 맞추는 것이 적당합니다. 소금물에 삶은 계피나 대추를 넣기도 하며, 일부 지역에서는 숯이나 고추를 넣어 잡균을 억제하고 향을 더하기도 합니다. 준비된 메주를 항아리에 차곡차곡 담고, 소금물을 붓습니다. 메주가 완전히 잠기도록 하고 뚜껑을 덮되, 통풍이 가능하도록 종이로 덮어 바람은 통하고 먼지는 막을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이후 40일 정도가 지나면 간장을 따로 떠내고, 남은 메주와 찌꺼기를 절구로 으깨어 된장으로 사용하게 됩니다. 이 과정은 매우 섬세하여 기온, 습도, 재료 상태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므로, 손맛과 경험이 중요합니다. 옛 어르신들이 ‘장맛은 손맛’이라 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숙성
된장은 시간이 흐를수록 숙성되며 맛이 깊어집니다. 전통 방식에서는 6개월에서 1년 이상 항아리에서 자연 숙성시키는 것이 일반적이며, 햇빛이 잘 드는 마당이나 창고 옆에서 항아리를 관리합니다. 숙성 중에는 장독 뚜껑을 정기적으로 열어 가스가 빠지도록 해야 하고, 된장 표면에 곰팡이가 생겼을 경우는 윗부분만 제거해 주면 됩니다. 보관 중에는 수분이 날아가지 않도록 랩이나 보자기로 덮어주며, 된장의 수분과 염도 유지가 중요합니다. 적절한 온도는 10~15도이며, 너무 더우면 발효가 지나쳐 신맛이 강해질 수 있습니다. 자연의 순리에 맡기고 기다리는 것이 전통 된장의 묘미입니다. 1년 이상 숙성된 된장은 단맛, 감칠맛, 고소함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며, 김치찌개, 된장찌개, 나물무침, 쌈장 등 어떤 요리에도 잘 어울리는 만능 장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가정에서 직접 담근 된장은 오랫동안 두고두고 쓰는 만큼, 정성과 기다림이 함께 어우러져야 비로소 완성됩니다. 집된장은 단순한 조미료가 아니라 전통과 시간이 만들어낸 건강한 자연식품입니다. 손수 만든 메주와 기다림의 정성이 어우러져야 비로소 진짜 된장이 완성됩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된장을 담그는 시간을 통해 자연의 흐름을 되새기고, 내 가족의 밥상에 직접 만든 건강한 맛을 더해보세요. 한 항아리의 된장이 주는 기쁨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전통의 가치입니다.